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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시감상사전(한국편)

   red00_next.gif저   자 : 석지현
   red00_next.gif판   형 : 4*6판
   red00_next.gif출간일 : 2016-04-10
   red00_next.gif페이지 : 1325쪽
   red00_next.gifI S B N : 978-89-7009-608-7
   red00_next.gif정   가 : \58,000

   red00_next.gif독자서평 쓰기


 

 

선시 감상의 최고 안내서 《선시감상사전》 20년 만에 재출간!
한국·중국·일본의 선자(禪者)와 시인 306명의 작품
1,431편의 선시를 한눈에!

우리나라에 ‘선시’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린 석지현 시인이 옮기고 해설한 《선시감상사전》이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무려 20년 만에 재출간됐다. 한국편과 중국·일본편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명문(名文)으로 알려진 한·중·일 선자(禪者)와 시인(詩人) 306명의 작품 1,431편(한국 107명 997편, 중국 169명 260편, 일본 30명 174편)이 국가·연대·작가별로 정리되어 있다. 작가소개를 통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살필 수 있고, 작가별·원제별 찾아보기를 덧붙여 선시 사전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는 깨달음을 노래하면서도 문자의 미혹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선승들의 오도(悟道) 세계, 존재와 세계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바탕으로 하는 시인들의 언어 세계가 담겨져 있다. 선승들이 느꼈던 깨달음의 희열을 노래하는 시, 겸허한 침묵 속에서 우러나온 생활의 서정을 노래한 선시들은 물론, 선적이고 명상적 분위기가 풍기는 시, 각 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선시들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우리에게 굽이쳐 온다.
이 책의 편저자 석지현 시인은 특유의 감각적 시선으로 방대한 작품을 자신만의 색채로 새롭게 읽어냈다. 각 편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석지현 시인의 각주와 해설에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선시감상사전》은 불교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물론 깨달음의 희열을 느껴보고자 하는 이들, 차분히 시적 감응에 취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기념비적인 책이다.


■출판사 서평

깨달음의 노래를 들어라

《선시(禪詩)》를 펴낸 지 어언 22년이 지났다. 그 동안 나의 정신적 편력은 불교에서 탄트라 감각의 세계로, 라즈니쉬로, 구약과 신약의 세계로, 힌두 명상의 세계로 끝없이 이어졌다. 이제 그 방황은 가장 겸허한 하나의 인간으로, 나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대강 그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이 침묵 속에서,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게 없는 이 동굴의 침묵 속에서, 나는 22년 전으로 되돌아가 내 영혼을 차갑게 울리던 그 감성 앞에 다시 서게 되었다. 기존의 책《선시(禪詩)》를 기초로 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가운데 하나인《선시감상사전》을 계획하기에 이른 것이다. 작업이 워낙 방대하고 힘든 일이라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무슨 힘이 나로 하여금 이 일을 감당하게 한 것일까. 일단 작업을 시작하자 생각지도 않던 자료가, 내 힘으로는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들이 하나둘 내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이 일에 매달리기를 4년,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이제 이 작업을 마무리하기에 이르렀다.
―1997년에 쓴 머리말 중에서


《선시감상사전》을 펴내면서 석지현 시인은 스스로 겸허한 한 인간으로 되돌아 왔다고, 그리고 자신의 영혼을 차갑게 울리던 감성 앞에 다시 서게 되었다고 말한다. 불교, 힌두교, 밀교, 기독교 등 국경과 종교를 넘나들던 그의 정신적 편력, 그 귀결점은 바로 선(禪)이었다.
석지현 시인은 《선시감상사전》을 펴낸 후 《벽암록》(전5권, 2007년), 《종용록》(전5권, 2015년)을 차례대로 펴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그는 이 땅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선(禪)을 알리고, 선시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남은 생을 바쳤던 것이다. 선어(禪語) 번역에 매달리는 몇 십 년 동안 시인의 구도 여행은 계속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언어를 매개로 시공을 가로질러 깨달은 선지식들을 만나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면서 그의 내공은 점점 더 커졌을 것이다. 그리하여 선어의 정수를 담은 ‘사전’이, 삶에 대한 통찰로 가득 찬 ‘감상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석지현 시인은 《선시감상사전》을 통해 선시를 읽는 것이 어떻게 곧 깨달음에 대한 탐구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선시, 선(禪)과 시(詩)의 이상적인 만남!

선(禪)이란 무엇인가? 시(詩)란 무엇인가? 선(禪)은 명상을 뜻하는 산스크리트(고대 인도어) ‘드야나(Dhyana)’에서 온 말이다. 중국인들은 이를‘사유수(思惟修)’라 번역했다. 사유수란 생각을 한 곳에 집중하는 정신통일법 또는 의식(意識)의 흐름을 주시하는 수련법, 즉 자각(自覺)을 뜻한다. 이런 수행법을 발전시킨 것이 바로 고타마 붓다이다.
이런 불교의 명상법이 중국에 전해져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과 결합하여 선(禪)이 되었다. 드야나 명상법의 중국적인 변형인 ‘선(禪)’은 사고와 감정의 근원을 추적해 들어가는 수행법을 의미한다. 또 선(禪)이란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깨달음, 그 자체를 뜻한다. ‘지금 여기’ 이 삶 전체가 깨달음화되는 전환 상태를 말한다.
인도의 드야나 명상이 중국의 한자와 만나서 비로소 ‘선시(禪詩)’라는 아주 특이한 시를 낳았다. 선시(禪詩)를 낳은 중국인들은 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첫째, 유가처럼 시를 개인의 덕성을 기르는 도구로 보는 도학적인 관점(道學派). 둘째, 시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보는 개성주의적 관점(個性派). 셋째, 송대(宋代) 시인들처럼 시를 기교적 관점(技巧派)으로 보는 입장. 넷째, 당대(唐代) 시인들처럼 시의 영감적인 면을 강조하며 “진정한 시는 존재와 세계에 대한 통찰을 심화시키는 데 있다”고 보는 직관적 관점(直觀派). 선시는 이 중 네 번째 맥락 속에서 탄생했다.
선(禪)은 언어를 부정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언어 사용을 극도로 절제했다. 선에서는 오직 자기 자신 속에서의 직관적인 깨달음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禪)을, 그 깨달음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표현방법이 있어야 했다. 선사들은 깨달음의 희열과 섬세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하여 시(詩)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는 언어 속의 설명적인 요소를 최대한 절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수(神秀)와 혜능(慧能)은 시를 빌려 깨달음의 경지를 읊은 최초의 선승들이다. 중국 ․ 한국 ․ 일본 선승들의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것이 첫 번째 선시의 출현이다. 깨달음의 희열을 읊은 개오시(開悟詩[悟道頌])와 산생활의 서정을 노래한 산거시(山居詩[山情詩])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후 시의 분위기를 심화시키기 위하여 선에 접근하는 풍조가 일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두 번째 선시를 출현시켰다. 왕유(王維)를 위시한 당송 시인들의 작품들은 선적(禪的)인 분위기가 풍기는 선취시(禪趣詩)와 산사의 풍경을 읊은 선적시(禪迹詩)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후 선과 시는 둘이 아니라는 선시론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시(禪詩)가 탄생되었다. 그것은 언어를 거부하는 ‘선’과 언어를 전제로 하는 ‘시’의 가장 이상적인 만남이다.

“선이면서 선이 없는 것이 시요(禪而無禪便是詩),
시이면서 시가 없는 것이 선이다(詩而無詩禪儼然).”


생생한 삶의 느낌으로 가득 찬 시정의 세계!

《선시감상사전》한국편 분량은 굉장히 방대하다. 석지현 시인이 한국 선의 원형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선승 일연(一然, 1206∼1289)이 지은《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린 월명사(月明師)와 충담의 향가(鄕歌), 순례기행문《왕오천축국전》을 쓴 구법승 혜초(慧超)의 시가 이어지고, 지눌의 제자였던 진각 혜심(眞覺慧諶)의 시, 원감 충지, 백운 경한, 태고 보우, 나옹 혜근 등의 선승들의 시뿐만 아니라, 고려 말 함허 득통(涵虛得通)의 시, 조선 시대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 허응 보우(虛應普雨), 청허 휴정(淸虛休靜), 정관 일선(靜觀一禪), 사명 유정(四溟惟政), 공안선시(公案禪詩)의 거장이었던 청매 인오(靑梅印悟), 기암 법견(奇巖法堅), 소요 태능(逍遙太能), 중관 해안(中觀海眼), 편양 언기(鞭羊彦機), 조선 말기의 경허 성우(鏡虛惺牛)의 시가 이어진다. 근래의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 원광 경봉(圓光鏡峰)의 시도 실렸다. 경봉 스님의 시는 옛 선승들의 도인풍을 보여준 이 시대의 마지막 선승이기도 하다.
중국편에는 중국 선문을 이은 대통 신수(大通神秀), 육조 혜능(六祖慧能),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월 관휴(禪月貫休), 포대 화상(布袋和尙), 설두 중현(雪竇重顯), 천동 정각(天童正覺), 야보 도천(冶父道川) 등의 선승들의 시가 실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선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당대의 시성들, 즉 왕유, 이백, 전기, 백거이, 유종원, 소동파 등이 쓴 주옥같은 시도 만날 수 있다.
일본 선시는 섬세하면서도 파격적이다. 준엄한 선승의 세계를 노래하는 동시에 성적(性的)인 희열을 노골적으로 읊은 일휴 종순(一休宗純, 잇큐 소준)의 시는 선문의 금기를 깨는 파격적 시세계를 보여준다. 하이쿠의 거장 송미 파초(松尾芭蕉, 마쓰오 바쇼)의 시는 인간 본연의 고적감이 짙게 깔려 있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모두 1,431편의 선시가 국가 ․ 연대 ․ 작가별로 나누어 담겨 있다. 작품은 작품성 위주로 선정되었다. 수록된 각 개인의 배열순서는 모두 출생연대순이다. 출생연대가 분명치 않은 경우는 전후 사정을 참작하거나, <연대미상>편에 별도로 묶여있다. 석지현 시인은 시제(詩題)만 보아도 어떤 시정을 노래하는지 가늠할 수 있도록 쉬운 제목을 달아 놓았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한글세대를 위한 세심한 배려였다. 부록에 있는 <작가소개>는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해당 작자와 작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작자와 원제(原題)별로 나누어〈찾아보기〉를 실었다.

속도와 소음에 치이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식, 더 빠른 속도가 아니다. 침묵이 가르쳐 주는 평온, 소박하고 정갈한 삶 속에서 울려 퍼지는 기쁨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다. 선시가 노래하는 깨달음은 특별한 게 아니다. 만물은 그대로 이미 ‘연꽃’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나아가느냐고 묻지 말라 / 백 척의 장대는 그대로 한 송이 연꽃이 되리.”(보월거사 정관, <성정에게>)

마음이 빚어내는 고통이 실체 없음을 알면, 고통이 저절로 사라지고 기쁨은 저절로 온다. 이것이 선시가 보여주는 깨달음의 세계다. 달빛이 어두운 밤하늘을 환히 비추듯, 선시가 우리가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고통은 저절로 가고 기쁨은 저절로 오나니 / 온 하늘 밝은 달이 고요한 빛을 놓네.”(보월거사 정관, <정념에게>)

우리가 잃어버린 감성, 그 심상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선시감상사전》을 펴고 그때그때 마음이 이끄는 대로 펼쳐 감상해 본다면, 하루에 단 5분만이라도 생생한 삶의 느낌으로 가득 찬 시정의 세계에 흠뻑 취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이 순간 충만해질 수 있을 것이다.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봄이다. 《선시감상사전》을 읽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

“학의 울음소리 목이 메는데/복사꽃 환하게 피어 웃고 있네 / 짚신에 대지팡이 벗삼아 / 온종일 서성이며 봄기운에 취하네.”(천태덕소, <봄의 어느 날>)



<본문 미리보기>


혜초(慧超, 704-787)


파밀고원 넘으며(播密吟)
눈은 차가워 얼음과 겹쳐 있는데
바람은 때려 땅을 쪼개네
저 바다 얼어붙어 평평한 단이요
강물은 낭떠러지를 능멸하며 깎아먹네
용문엔 폭포조차 끊어지고
정구(井口)엔 서린 뱀같이 얼음이 엉키어 있네
횃불을 들고 땅끝에서 읊조리나니
저 파밀고원 어떻게 넘어갈까나.


冷雪牽氷合 寒風擘地烈
巨海凍墁壇 江河凌崖嚙
龍門絶瀑布 井口盤蛇結
伴火上胲歌 焉能度播密


󰃨󰋮용문(龍門):중국 산서성 河津縣 西北과 섬서성 漢城縣 東北에 걸쳐 있는 지명. 전설에 의하면 夏의 우왕이 황하를 이곳으로 몰아 뚫어 통하게 했다 하며 황하의 물고기들이 이 아래로 몰려와 龍門의 폭포를 넘어 올라가면 용이 되고 올라가지 못하면 이마에 점이 찍히고 아가미가 햇볕에 타 죽는다 함. 󰋮정구(井口):井陘口. 중국 하북성 井陘縣 東北과 獲鹿縣과의 접경에 위치한 井陘山의 要寒地. 太行山 八險處의 하나. 정형산은 사면이 높고 평평한데 가운데가 우물같이 패었으므로 이런 이름이 생김. 하북성과 산서성을 잇는 요충지. 󰋮해(胲):엄지발가락. 발가락을 치켜들다. 󰋮파밀(播密):파밀고원의 옛 이름.

형식:고체시(古體詩)
출전:왕오천축국전(五天竺國傳)

󰂳󰃏 혜초(慧超)의 행로는 기적의 실현이다. 요즈음이라면 비행기와 자동차로 간다지만 혈혈단신, 오직 굳센 믿음 하나만으로 이역만리를 돌아온 우리의 혜초, 그의 쓰라림이 여기 이 시에 괴어 있다. 나그네 되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일생에 한 번도 맛볼 수 없는, 그런 고독이 여기 있다. 자꾸 씹어 볼수록 코끝 찡하게 오는 것이 있다. ‘횃불을 들고 땅끝에서 읊조리나니 저 파밀고원 어떻게 넘어갈까나.’
……이 얼마나 간절한 외침인가. 혜초, 그는 갔지만 그러나 그의 시는 남아 우리를 흔들고 있다.

―<한국편> 중에서

 

편저자 : 석지현釋智賢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됐다.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했다.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했다. 편 ‧ 저 ‧ 역서로는 《禪詩》, 《바가바드 기따》, 《우파니샤드》, 《반야심경》, 《숫타니파타》, 《법구경》,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전5권),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전5권) 등 다수가 있다.